해창주조장 막걸리
“유일무이한 최고의 막걸리를 만들다”
17년 전 막걸리 제조 인수 4대째 95년 전통 이어
찹쌀-멥쌀 등 해남산 농산물만 사용
신제품 ‘해창 아폴로 21도’ 출고가 110만원
| 2022. 08.25(목) 10: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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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가장 한국다운 술, 막걸리 바람과 함께 고급화가 이뤄지면서 한국의 양조장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는 지금, 전남 해남의 해창막걸리가 전국 고급 백화점에서 비싼값에 팔리고 전화 주문도 끊이지 않는다. 더불어 세월에 밀려 사라졌던 양조장도 부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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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군 화산면 고주넉한 시골마을 단층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시큼달큼한 꼬드밥 향기와 함께술 냄새가 진동한다. 최대한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정신이 아득해진다. 17년 전 양조장을 인수 전통기법으로 술을 빚는 술도가 ‘해창주조장’. 오병윤 대표는 4대의 양조장을 지키며장인의 술맛을 지키는 ‘살아 숨 쉬는 공장’이다. 이곳에는 클래식을 음악을 듣고 발효된 우리쌀로 빛는 생막걸 리가 생산되고 있다.
해창주조장의 오 대표는 감미료를 넣지 않고 찹쌀로 빚어 한 달 간 숙성한 술은 걸쭉하면서 담백한 단맛을 자랑한다. 해창주조장은 정원이 아름다운 양조장으로 유명하다. 가운데 연못이 있는 전형적인 일본식 정원 800평에 700년 된 배롱나무(백일홍) 등 모두 40여종의 나무가 심겨 있다.
건물 입구에 들어서자 ‘해창 18도 Since 1927’라고 표기된 막걸리 모형과 뒤편 정원에는 100여 년 전 조성된 일본식 정원이 꾸며져 있어 이곳의 역사가 얼마나 깊은 지를 짐작케 한다. 주조장으로 다가가니 찹쌀을 찌는 지 작업장 솥에서는 하얀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오 대표의 ‘고가 마케팅’은 ‘한국 최고의 막걸리를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런 그의 자부심 대부분은 술 재료에서 나온다. 그가 만드는 막걸리는 찹쌀 80%, 멥쌀 20%를 쓴다. 해창 막걸리 6도, 9도, 12도, 18도 막걸리 다 마찬가지다. 찹쌀은 양조장 근처 논에서 수확되는 유기농 찹쌀을 쓴다. 오 대표는 “단맛과 함께 감칠맛도 찹쌀에서 비롯된다”며 “단맛을 극대화하기 위해 물도 최대한 적게 넣는다”고 말했다.
해창 막걸리의 ‘기분 좋은 단맛’ 비결은 하나 더 있다. 해창주조장은 고두밥을 쪄서 식힌 뒤 물, 누룩과 같이 버무려 발효 공정에 들어가기 전에 다른 양조장에서는 하지 않는 공정을 하나 더 한다. 선풍기로 식힌 고두밥을 찬물로 다시 한 번 씻는 과정을 꼭 거친다. 막걸리의 단맛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쌀로 고두밥을 찌면 밥 겉면에 전분 가루가 묻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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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창 막걸리는 클레식 음악을 들으면서 여름엔 20일 동절기엔 30일의 발효기간을 거친다.
모든 발효가 끝난 재료를 곱게 섞어주면 효모가 살아있는 막걸리가 탄생한다. 이 모든 것을 사람의 손으로 한다. 사람 손으로 균을 띄울 때 날씨에 따라 그 방법이 다른데, 이 미세한 감각을 기계는 흉내낼 수 없다. 발효실에는 온종일 음악이 흘러나온다.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발효가 더 잘 된다고 한다. 어느 주조장이든 막걸리의 생명은 발효에서 시작되고 발효에서 마무리된다. 살아있는 건강한 효모를 마지막까지 지속시켜야 한다는 게 이들의 사명이다. 왕성하게 활동하는 균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지속시간과 온도를 잘 맞춰야 한다.
해창주조장은 알코올 도수별로 9도(8000원), 12도(1만2000원), 15도(5만5000원), 18도(11만원), 총 4가지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6도는 식당에서, 15도 제품은 일부 골프장에서만 취급한다. 또 18도는 연말에만 소량 생산한다. 그래서 9도와 12도 제품만 대형마트나 인터넷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그중 가장 많이 팔리는 주력 제품은 해창 12도 막걸리다.
오 대표가 요즘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제품은 ‘해창 아폴로 21도’다. 신제품이다. 그런데 가격이 무려 110만원이란다. 막걸리 한 병에 100만원이 넘다니, 도대체 누가 이걸 사서 마시겠나 싶었다.
해창 아폴로 21도는 도자기 병을 쓴다. 해창 아폴로 21도는 도자기 병을 쓰는 데 그치지 않고 금 한 돈으로 ‘해창’ 글자를 도자기 병에 새겨져 있다. 도자기 병 사용, 24K 금 한 돈으로 글자 새기기 등 패키지 재료비만 70만원이 넘는다. 해창 아폴로 21도 술 재료는 해창의 다른 막걸리와 차이가 없다. 그러나 제조 공정엔 더 정성과 시간을 기울였다. 발효와 숙성을 6개월 이상 오래 해, 맛이 부드럽고, 고유의 향이 나도록 했다. 발효만 두 달 정도 걸린다.
오 대표는 앞으로 유명한 코냑처럼 외국인이 반하는 명품 막걸리와 함께 증류식 소주도 만들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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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류식 소주도 곧 나온다. 해창 18도를 증류한 술이다. 35도, 45도, 60도 세 가지 알코올 도수의 소주를 내놓을 작정이다. 소주 이름은 팔만대장경을 본떠 ‘대장경’이라 지었다.
외국에 나가보면 프랑스의 ‘와인’, 일본의 ‘사케’ 등 각 나라 특유의 전통주들이 있지만 우리나라 전통주인 막걸리는 없다며, 현대인들에게 주는 전통주의 역사는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옛것의 의미를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며, 젊은 세대들에게 민족주 ‘막걸리’에 대해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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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춘 기자 cws2344@hanmail.net 김영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