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강의 세상이야기> 주인 머리꼭대기에 앉은 종
| 2021. 09.16(목) 11: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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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비에게는 잘 생기고 참한 첩이 하나 있었는데, 하루는 그녀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서방님, 오랫동안 친정에 가지 못해 부모님을 뵙고 싶습니다. 한번 다녀올 수 있게 허락해주옵소서.” 이에 선비는 허락하고 싶었으나, 첩의 집이 워낙 먼 데다 그 얼굴이 너무 예쁘니 중간에 남자와 접하는 일이 있을까 걱정하여 선뜻 내키지 않았다. 그리하여, ‘아무 일 없이 잘 다녀오게 할 수 있는 묘한 방법이 없을까?’ 하고 며칠 동안 깊이 고심 끝에 마침내 한 가지 묘안을 떠올리고 매우 기뻐했다. ‘옳거니! 남녀 음사(陰事)에 대해 전혀 모르는 종을 가려, 모시고 다녀오게 하면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한 선비는 첩에게 언제 어느 날 다녀오라고 생색을 내면서 허락했다.
선비는 집에서 일하는 종들을 모두 불러 앉혀놓고, 지금부터 한 가지 질문을 할 테니 아는 사람은 대답해보라고 하면서 “너희들은 여자의 옥문이라는 게 어디 있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그때, 겉으로 보기에는 바보스럽지만 속은 영특한 종 하나가 나서서 소리쳤다. “주인어른! 그것은 두 눈썹 사이에 있는 것이지요?”라고. 이에 선비는 매우 기뻐하면서 그 종을 불러 단단히 일렀다. “너는 아씨를 말에 태워 모시고 친정에 좀 다녀와야겠다. 조심하여 다녀와야 하느니라.”
이튿날, 종은 말고삐를 잡고 첩을 호위해 길을 나섰다. 그리하여 집에서 멀지 않은 냇가에 이르니, 맑은 물이 흐르고 주변 경관이 매우 아름다웠다. 이에 첩은 종에게 일렀다. “애야, 냇가의 경치가 너무 아름다우니 말에게 물도 먹일 겸 쉬어가자. 날 좀 내려다오.” 이에 종은 그녀를 말에서 내려주고, 말을 쉬게 했다. 그리고 자신은 옷을 모두 벗은 채, 모르는 척 물속에 들어가 멱을 감는 것이었다. 강가에 앉아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첩은 장대하게 뻗은 거시기를 보니 욕정이 치솟아 어느덧 아랫도리가 축축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종을 보고 농담을 하는 척 하며 물었다. “얘, 네 허벅지 사이로 툭 튀어나온 그 살덩이는 무엇이냐?” “예 마님, 소인은 태어날 때부터 이 혹이 있어 점점 튀어나오더니 지금은 이렇게 뻣뻣해졌사옵니다.” “그래? 그것 참 신기하구나. 나는 어릴 때부터 사타구니 사이가 오목하게 들어가더니 점점 깊은 굴이 생겨 지금은 아주 움푹 파였단다. 네 뾰족한 살덩이 혹을 내 깊이 파인 굴속에 넣어보면 어떨지 모르겠구나. 어디 한번 그렇게 맞춰보지 않겠느냐?” 이리하여 남녀는 냇가 으슥한 숲속으로 들어가 몸을 합쳐 방사를 즐겼다.
한편, 선비는 어리석은 종에게 첩을 호송시켜놓고 불안해 집 뒤편 동산에 올라 저 멀리 지켜보고 있자니, 둘이 숲속으로 들어가더니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곧 선비는 있는 힘을 다해 냇가로 달려가서는 “너희들 거기서 무얼 하느냐?”며 소리치니, 바야흐로 한창 흥분이 고조되었던 첩과 종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종은 얼른 옷을 걸쳐 입고 주머니에서 실이 꿰어진 바늘을 꺼내 첩의 몸을 안고 더듬는 시늉을 했다. 그때 선비가 노기 띤 얼굴로 내려다보면서 소리쳤다. “아니, 이놈아! 지금 그게 뭐하는 짓이냐?” 그러자 종은 울면서 “어르신, 말이 그만 돌멩이를 헛디뎌 옆으로 휘청거리는 바람에 마님께서 물속으로 떨어져 기절을 하셨사옵니다. 그래서 소인이 몸에 무슨 상처가 없나 하여 옷을 벗기고 온몸을 살펴봤으나 달리 상처 난 데는 없고, 다만 배꼽 아래로 한 치쯤 매우 깊게 찢어진 곳이 있었습니다요. 그래서 독이 들까 싶어 기우려고 지금 바늘과 실을 준비하고 있사온데, 마님께서 마침 깨어나셨습니다.” 이에 선비는 길게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진정 여자 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백치로구나. 이놈아! 그 굴은 상처를 입어 찢어진 게 아니다. 걱정 말고 그만 일어나 떠나도록 해라.” 이러면서 선비는 안심하고 돌아갔다.
청강 cws2344@hanmail.net 청강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