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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이우진 서양화가

교육자로 그리고 화가로 아름다운 발자취 남겨
참스승에서 바다-산-들녘 풍경 그리는 화가로 각광
고향 진도에 그림 200여점 기증 화제 되기도
“건강 허락하는 한 그림 그려갈 것이다”
2020. 08.05(수) 14:20확대축소
“우리 진도 출신으로 남도의 바다, 산, 들녘 풍경을 화폭에 담아내고 계시는 서암 이우진 화백님의 작품이 우리 군에 기증되는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하며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소매물도

지난 2018년 고향 진도에 200여점의 그림을 기증한 이우진(87) 화백. 그는 기증한 그림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고 기증한 그림들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화집을 만들어 펴냈고, 그 화집에 남긴 진도군수의 감사의 글이다.
이우진 화백은 삶의 대부분을 교육에 바친 교육자이자 화가다. 일찍이 광주사범대학을 졸업한 이후 진도서중학교를 비롯해 병영중·상업고, 광주중, 서광여자중, 전남여고, 광주농고, 순천고, 전남공업고, 광주고 등 여러 학교에서 미술교사를 지냈다.
그는 화가이기 이전에 교육자로 많은 제자들의 인격형성에 도움을 준 참스승으로도 손색이 없는 사람인 것.
미술교사로서의 그의 다채로운 경력은 그의 활동반경을 알려주는 지표다. 이력에서 보는 것처럼 그는 주로 광주·전남에서 학생들과 함께했다. 산수의 풍광이 수려하고 바다가 가까운 광주·전남의 입지적 조건은 그가 풍경화가로 자리를 굳히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이 화백의 풍경화는 대상에 대한 충실한 묘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또한 기교를 부린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도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그림은 오래전의 것이나 지금의 것이나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의 작품에 일관되게 나타나 있는 전원풍의 목가적 품격은 남도인의 의식을 관류하고 있는 독특한 서정의 인자가 발효된 결과물인 것이다.
이 화백의 작품은 크게 바다풍경과 농촌풍경 그리고 산풍경으로 나뉜다. 그 밖에 정물화나 누드크로키 등을 그리기도 했지만, 그의 작품세계는 무엇보다 풍경화가 주류다.
고향의 정

이 화백은 여든 후반의 나이를 맞았지만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금남로2가에 위치한 작업실에 나가 작품을 구상한다. 그는 퇴직 후에도 작업실로 출퇴근 하면서 쉴 틈 없이 그림 작업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
오전에 출근해 오후에 퇴근하는 여느 회사원처럼 이 화백은 일관되게 일상을 채우며 창작의 시간을 변함없이 지키고 있다. 이런 그가 200점이라는 적지 않은 작품을 고향에 기증하게 된 것은 남종화의 본향인 고향에 서양화가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다. 그리고 다양한 예술가들이 육성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자라는 후학들에게 평생 일궈온 자신의 진정한 회화세계를 알리기 위함이다.
이 화백이 정성을 다해 그려 소중하게 간직하다 기증한 200여점의 그림은 진도군에서 폐교된 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미술관을 만들어 전시할 예정이다.
이 화백은 “나에 그림은 평생을 담담하게 자연과 교감하며 나의 감수성에 투과한 것에 불가하다”며 “자연에 심취해 소박한 염원에서 화업에 정진해 왔지만, 상대적으로 왜소함을 느끼게 되는 것은 감출 수 없다”고 소회했다.
그는 또 “몸은 비록 객지에 있지만 마음은 언제나 고향에 있으며, 예술인으로서 늘 망향가를 부르고 진도에서 태어났음을 보람으로 느끼며 살아왔다”며 “미육한 제가 심혈을 기울여 작업해온 엄선된 작품들은 고향에 기증하게 돼 기쁘며, 예향의 본산인 진도군이 다양한 예술이 조화를 이뤄 군민은 물론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문화향유의 예술의 장으로 각광받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래전 신장암으로 생사의 기로에서 기적적으로 건강을 회복했고, 이후 다시 대장암에 걸려 투병했지만, 이 화백의 그림에 대한 열정과 사랑은 병마를 이기고 다시 화실을 지키게 한 위대한 힘으로 그를 지탱하게 했다.
두 차례의 암을 이겨내며 곧 구순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하는 한 붓을 잡고 도화지에 색을 입혀 그림을 그려갈 것을 약속하는 이 화백은 100세 시대의 주인공이 될 것으로 보여졌다.
교육자로 그리고 화가로 아름다운 발자취를 남긴 이 화백은 존경받는 스승이자 예술가로 후대에 오랫동안 기억될 사람으로 깊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무등산

작업


박은정 기자 cws2344@hanmail.net        박은정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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