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박양순 화백
그림-글 통해 위로와 희망 전달하는 ‘행복 전도사’
살아온 인생과 남겨진 황혼 더해져 진가 발휘
현모양처로 살아온 한국여성 본보기로 주변 귀감
“행복했던 일들 가슴에 새기며 평생 그림과 하고파”
| 2020. 07.15(수) 11: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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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맞춤은
굳은 땅 뚫고
살며시 내다보는
두근거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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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맞춤은
불그스레
귓불 간질이는
새하얀 바람이다
입맞춤은
살포시 포개지는
촉촉한
봄 아지랑이 그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글쓰기와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던, 고희를 넘겼지만 여전히 소녀적인 감성을 지닌 박양순(72) 화백이 지은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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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사업을 하는 부모아래 유복한 가정의 딸 셋 중 막내였던 박 화백은 유난히도 총명하고 남다른 재능을 보이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대학에서도 법학을 전공하면서 장래가 촉망한 법학도였지만, 같은 학교에서 만난 남편과 결혼을 하면서 신혼의 단꿈보다는 네 살짜리 시동생부터 군대 간 시동생까지 8남매의 뒷바라지와 시부모, 사촌형제 등 층층시하에서의 녹록치 않은 삶속에 법관을 향한 꿈이 서서히 좌절되고 말았다.
법조계 공무원을 지낸 남편을 내조하고 슬하의 3녀1남의 자녀들의 뒷바라지를 하면서 자녀들에게 본보기를 보이기 위해 일기형식의 글을 쓰게 된 것이 박 화백을 수필가로 등단하게 했다.
이후 모교이기도 한 조선대학교 사회교육원을 다니며 서양화를 배우기 시작, 그림에 몰두해 그는 화가가 됐다.
무엇이든지 시작하면 최선을 다해 집중하는 박 화백은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한민국 아카데미 미술대전, 광주광역시 미술대전, 대한민국 여성미술대전 등에 출전해 상위 입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법학대학에서 당시 여성으로서는 드물었던 학생회장을 지내기도 한 박 화백은 법조인이 되기 위해 도전을 거듭했지만, 막내아들을 낳으면서 35년간의 꿈을 접고 철저하게 가족의 그늘이 돼 자녀들의 헌신적인 거름으로 살아오며 그림을 통해 위로 받고, 희망을 만들며 버텨온 것.
틈틈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작가로서의 빠듯한 일상 속에서도 자신이 전공한 법학을 살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서의 법률상담과 광주법원 가사조정위원 등을 맡아 봉사활동을 30년 넘게 펼쳐 봉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박 화백은 볼링에도 남다른 재주를 과시하며 국내에서 열리는 대통령배와 시니어대회는 물론 대만, 필리핀 등 아시아권대회까지 진출해 메달을 거머쥔 실력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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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보이는 꽃, 나무, 산, 들판 등 주변 정겨운 풍경들이 그림에 소재가 되며 편안한 감동을 전달하고 있는 박 화백의 그림은 살아온 인생과 남겨진 황혼이 더해져 더욱 아름답게 비춰지고 있다.
박 화백은 “옛말에 은인은 돌에 새기고, 원수는 물에 새기라 했듯이 기뻤고 행복했던 일들은 가슴에 새기고, 슬프고 가슴 아팠던 것들은 물에 흘러 보내며 살고 있다”며 “딸 셋을 낳고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아들을 낳은 일, 같은 종교 활동을 하는 가톨릭 신자인 세 사위와 5명의 손주들, 그리고 청년시절부터 평생을 함께한 영원한 동반자 남편까지 감사가 저절로 나오는 행복한 존재들이다”고 말했다.
바람 잘 날이 없던 시아버지를 용서의 세월로 보내며 살아온 시어머니를 임종 전까지 40년 넘게 모셨고, 오랫동안 다니고 있는 성당에서 20여년째 차량봉사를 하며 다소 거칠고 버거운 삶을 사랑과 봉사로 승화시키고 있는 박 화백.
그는 평생을 현모양처로 살아온 한국여성의 본보기로 자신의 화폭도 겸손한 차분함으로 채우며 그 진가를 세상에 알리고 있다.
≫프로필≪
<수상>
-2014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 -2012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2010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 -2010년 대한민국아카데미 미술대전 특선 -2008년 광주광역시 미술대전 입선 -2003년 전라남도 미술대전 특선 -2003년 대한민국 여성미술대전 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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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2019년 온세아트센터 개관기념초대전 -2018년 국윤미술관 개관 10주년기념전 ‘송이송이’ -2018년 8070초대전(미술세계 창간34주년 특별기획전) -2015년 제49회 한국미술협회전(예술의전당-한가람) -2015년 월드컵 초대전(후원:SBS)-브라질 상파울루 -2012년 한?베트남 현대미술 국제아트페어-한국미협 -2010년 한국미협 열린 공감전(예술의전당-한가람) -2010년 제44회 한국미술협회전(일산 킨텍스) 외 다수
<소장>
-광주가정법원 -전남여고 동창회장 -광주지방법원목포지원
<현재>
-대한민국 미술협회 회원, 광주광역시 미술협회 회원
박은정 기자 cws2344@hanmail.net 박은정 기자 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