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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큰 지도자들
2019. 11.21(목) 10:08확대축소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들이 총칼로 권력을 잡았으니 간 큰 지도자라 할까. 지금도 비판이 식지 않고 있는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들은 권력을 부당하게 휘두른 죄로 교도소에 갔는데 이 두 사람은 간이 좀 작은 지도자일까요? 아무튼 거두절미하고 권력은 하산길이 위험하다. 하지만 말씀 한마디면 늘 헤드라인 뉴스로 알아서 다뤄주는 방송과 신문, 청와대에서 용역을 받는 여론조사 기관의 잘 짜여 진 조사 결과 덕분에 문재인 대통령은 하산 길의 위험을 못 느낄 수 있다. 거기다 약간의 잡음은 있어도 큰 틀에서 모든 것이 잘 돌아가고 보고하는 충성스런 내각과 청와대 참모들, 민주당의 일사불란한 뒷받침, ‘사슴을 말이라 해도 무조건 맞다’고 호응해 주는 특별한 군중들까지 있으니 더 그럴지 모른다. 그러나 위험 중에서 가장 큰 위험은 깨닫지 못하는 위험이다.
문 대통령은 촛불혁명에 의해 대통령이 되었기 때문에 레이건 미국 전 대통령 같이 운이 있다는 믿음 때문인가.
1840년 선거에서 당선한 미국의 9대 대통령 윌리엄 해리슨은 취임한 지 한 달 만에 폐렴으로 사망했다. 그 뒤 1860년 대통령이 되었다가 암살당한 에이브러햄 링컨을 비롯해 0으로 끝나는 해에 당선된 미국 대통령들은 병이나 암살 탓에 제대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6명이 잇따라 세상을 떴다.
1980년 당선한 로널드 레이건이 취임하자 미국 언론은 그 징크스를 자주 거론했다. 실제 취임 70일 만에 그가 존 힝클리가 쏜 총에 맞았을 때 징크스는 또 한 번 현실이 되는 듯 했다. 그러나 레이건의 부상이 가벼운 것으로 밝혀지자 언론은 그를 ‘대담한 지도자’로 만드는 쪽으로 급선회했다. 그가 의사들에게 “당신들도 모두 공화당 지지자겠지?”라고 농담을 했다는 전설과 허파에 총알이 밝힌 채 걸어 다녔다는 신화가 만들어졌다.
다급한 상황에서 간 큰 지도자가 보인 모습은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박힌다. 사실인지 확인 할 길은 없으나 “전투가 급하니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고 했다는 이순신 장군의 유언은 우리를 얼마나 숙연하게 하는가. 부하의 총에 맞은 상태로 “난 괜찮아”라고 했다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말은 뒷날 선거유세 도중 피습당했을 때 흔들리지 않았던 딸의 모습과 겹친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지난 2009년 12월 13일 한 집회에서 관중이 던진 조각상에 얼굴을 맞아 큰 부상을 당했다. 그는 승용차에 탓다가 다시 나와 “난 괜찮다”고 말했다고 한다. 보좌진들에게는 “그들이 날 막지는 못할거야”라고 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러나 뒷날 그 장면을 다시 보는 사람들은 베를루스코니의 대담함을 먼저 떠올릴까, 아니면 성 추문이나 부패 스캔들을 떠올릴까?
간 큰 지도자도 위험을 깨닫지 못하면 큰 코 닥친다. 하산 길에 접어든 문 대통령은 정책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아야 한다. 자꾸 짐을 만드는 사람은 솎아 낼 필요가 있다. 그래야 퇴임 후가 편안할 것이다.


고운석 주필 cws2344@hanmail.net        고운석 주필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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