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농가 음식물쓰레기 수거 비정상적 처리 논란
개 농장 표면적인 허가요건 갖추고 부당 이득 취해
아프리카돼지열병 예방 위해 관리-감독 강화해야
| 2019. 06.24(월) 16: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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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가 잔반 급여 금지조치를 취하면서 음식물폐기물 처리 실태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개 농장에서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해 정상적인 처리과정을 거치지 않고 개에게 공급하거나 무단 방류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전남 중부권지역에서는 나주를 비롯한 화순, 담양지역 등지에서 개 농장이 운영되고 있다.
환경부의 규제영향분석서에 따르면 전체 음식물쓰레기 중 약 21.4%가 아직도 가축의 먹이로 재활용 되고 있으며, 양돈농가는 약 6300호 중 266호, 전국 약 3000개에 달하는 개 농장은 대부분이 사료 값을 아끼기 위해 음식물쓰레기로 돼지와 개를 사육하고 있다.
문제는 대형 식당, 공장, 병원, 기관 등 단체급식소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개 농장에서 민간수집운반업체보다 저렴한 가격을 받고 수거해 열처리 등 살균과정을 거치지 않고 개들에게 먹이거나, 사료로 소비하지 못한 음식물쓰레기는 톱밥 등을 섞어 야산 등에 불법으로 버려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서울, 경기, 충정지역 등지에서 단속이 강화되자 개 농장 운영업체들이 광주?전남으로 사업장을 옮겨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해 이득을 취하고 있어 관계 당국의 단속이 요구되고 있다.
보신탕 소비와 수요의 대폭 감소, 그리고 개 값의 폭락에도 불구하고 식용 개 농장이 건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일정 허가요건만을 갖추고 단체급식소 등에서 돈 받고 받아온 공짜 쓰레기를 개들에게 사료 대신 먹이고 나머지는 대충 퇴비로 만들어 방치하면서 수입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의 사료로 사용한다는 명분으로 표면적으로만 신고요건을 갖추고 음식물쓰레기를 일반적인 수거가격이 아닌 낮은 가격을 받고 수거해 부당 이득을 얻고 있는 것.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피해를 보는 곳은 음식물폐기물 민간수집 재활용업체로 설치, 허가, 가동개시신고 등 정상적인 과정과 시스템을 갖추고 음식물쓰레기를 분리해 미생물 생균제 보조 사료를 만들거나 미생물 생균 유기질 비료를 만들어 공급?판매 하는데 원료반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현행 폐기물관리법상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허가 받은 업체나 농장만 음식쓰레기를 수집·운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민간수집운반업체 관계자는 “다량배출사업장들이 자격이 없는 위탁업체와 결탁해 음식물쓰레기를 부적절하게 처리하거나 개 농장 등 축산시설을 운영하는 업체로 빠져나가는 등 무분별한 방출이 이뤄지고 있다”며 “정상적인 음식물폐기물재활용업의 경우는 시설요건이 까다로워 허가를 받기 어렵지만, 농장주가 가축사료 명목으로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할 때는 요건이 완화되고 신고만으로 가능한 점을 이용해 개를 정상 사육하는 것처럼 꾸며 이 같은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량배출사업장은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했지만 관리·감독이 뒤따르지 못하면서 제도의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사업장이 준수해야 할 사항은 시?군?구 해당과에 1년에 한 번 음식물쓰레기 발생억제와 처리계획 신고서를 제출하고, 음식물쓰레기 배출량과 처리실적만 보고하면 끝이다.
이러다보니 관할지역 담당부서나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이 같은 상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다량배출사업장에서 나온 음식물쓰레기의 상당수가 가열되지 않은 채 가축에게 먹여지고, 불법 매립 등에 대한 우려가 발생하고 있다.
현재 음식물쓰레기를 끓여 만든 사료를 개나 돼지에게 먹이는 방식은 합법이다.
하지만 관련 업체나 전문가들은 다량배출사업장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와 함께 음식물쓰레기 재활용 방안 검토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5월 환경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감염방지를 위해 돼지에게 음식물폐기물 자가 급여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하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가축전염병이 발병했거나 발병 우려가 있을 시,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의 요청이 있는 경우에 한해서 음식물류폐기물 급여를 금지하도록 했다
그러나 처리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개 농장 등에 공급된 음식물쓰레기가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예방대책은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은정 기자 cws2344@hanmail.net 박은정 기자 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