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정명 천년 기념 특별기획- 우리 마을 어르신 구술 프로젝트 24 - 대호동 박영주 어르신(73세)
“아프지 않고 가족과 같이 화목하게
서로 소통하면서 지내는 것이
바람이고 그것이 곧 행복입니다.”
| 2018. 11.26(월) 11:50 |   |
|
우리 마을 어르신 구술 집필사업은 어르신들의 인생 정리 작업을 통해 지난 삶을 돌아보며, 죽음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함으로써 행복지수를 높이고, 어르신들의 이야기 상대가 돼 드림으로써 봉사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통해 마을의 소중한 역사와 문화를 기록으로 보존해 후손들에게 알릴 수 있는 마을 어르신들의 구술을 담아 본다. / 편집자 주
나주시 북망문길 40 현대아파트 101동 804호에 살고 있습니다.
원래 출생지는 무안군 몽탄면 연산리 기달부락이고요. 하지만 아버지가 함평으로 이사를 가셔서 함평군 학교면 월산리 신흥부락에서 군대 갈 때까지 살았네요.
|
어머니는 10년 전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94세 입니다. 4남2녀 중 장남인 저는 줄곧 아버지를 모시고 살다 거동이 불편해지셔서 지금은 요양병원에 계시네요.
어린 시절 농사짓는 부모 아래서 여유로운 생활은 못했지요. 형제간들도 각자 서울 등 타지로 나가 정착해 살고 있고요.
1968년 군대에 입대해 1971년 제대한 후 공무원시험을 치러 나주군청에 임용돼 33년간 근무하고 2003년 6급으로 퇴직했어요.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나주와 인연을 맺게 됐고, 지적측량 업무를 담담해 민원봉사실에서 오래 근무하다보니 마을 이장은 물론 주민들과 무척 가깝게 지냈네요.
물론 경계분쟁 시 측량과정에서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하다 보면 어느 한쪽이 서운해 불만을 표시하면서 불편한 관계가 생기기도 했지만요.
그래도 지나고 생각해보면 정직하고 철두철미하게 모범적인 공직생활을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자녀들 모두 좋은 학교 나오고 잘 정착해 생활하니 고마울 따름”
퇴직을 하고는 퇴직공무원들의 모임인 동화산악회를 통해 매주 화요일마다 나주 금성산을 비롯해 광주 무등산, 목포 유달산 등 근교의 좋은 명산을 돌며 건강을 지켜가고 있네요.
2년 전부터는 나주중부노인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은파합창단원으로 활동하고 있고요.
지휘자께서 아주 지도를 잘해 주셔서 전라남도 대회에서 2회에 걸쳐 우수상을 받았고, 얼마전 산청에서 열린 전국대회에서는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했지요.
가정에서는 집사람 도와주면서 살고요. 아내는 지금 70세 입니다. 목포가 고향인 아내는 중매로 만나 내가 스물일곱살, 아내가 스물다섯에 나주서 결혼을 했지요.
자녀는 2남2녀를 두고 있습니다. 마흔다섯살 된 큰딸만 아직 결혼을 안 하고 다른 자식들은 다 결혼을 했지요.
큰딸은 경기도 안성 금호타이어 어린이집에 근무하고, 마흔네살인 큰아들은 충북 음성 양계농장장으로 있네요.
마흔세살인 둘째아들은 나주국립박물관에 근무하고, 작은며느리는 쓰리엠에 근무하며 나주에 살고 있지요.
늦둥이로 낳은 막둥이 딸은 서른일곱살인데 경기도 동탄에 생활하며 현재 건국대학교 박사과정을 밟고 있고요.
다들 좋은 학교 나오고 잘 정착해 생활하니 고마울 따름이지요.
“걱정 없이 생활하게 해주는 연금이 효자죠.”
|
처음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비상근무도 많고 동원령이 내려지면 새벽에도 나가야하고, 밤늦게 들어오고 집안을 돌볼 시간이 많이 없었지요. 이런 생활 속에 아내가 고생을 많이 했지요.
아내는 자식사랑이 깊은 사람입니다. 지금도 제철에 나오는 과일을 비롯해 틈틈이 반찬을 만들고 김치를 담가 자녀들에게 보내주고 있어요. 그 모습이 참 기특해요.
연금을 받아서 생활하면서 자식들한테 손 안 벌리고 큰 걱정 없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연금이 효자죠.
자식들도 매달 용돈 보내주고 있어요. 그 돈으로는 용돈도 하고, 병원비도 하고, 취미생활도 하면서 즐겁게 보내고 있지요.
퇴직자 모임에서 북유럽도 갔다 오고, 미국도 부부 동반해 다녀오고, 내년에는 중국 장가계도 예정돼 있고요.
운전을 안하다보니 단체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네요. 공무원 가족이라서 자녀들도 절대 비리가 없고 정직하게 생활하고, 남을 도우려하며 사리가 밝은 것에 늘 감사합니다.
아프지 않고 가족과 같이 화목하게 서로 소통하면서 지내는 것이 바람이고, 그것이 곧 행복이 아닐까요.
정리=박은정 기자 cws2344@hanmail.net 정리=박은정 기자 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