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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농평- '은둔과 비밀의 정원’에서 ‘민심의 바다’로…
2017. 08.28(월) 13:04확대축소
나경택 칭찬합시다운동본부 총재
청와대 터의 풍수를 놓고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았다. 주산인 북악산은 해발 342m에 불과한 보잘것없는 산이다. 그러나 막상 청와대에 서서 북악산을 쳐다보면 사뭇 달라 보인다. 배를 쑥 내민 채 엄지손가락을 곧추세운 독불장군처럼 오만하기 이를 데 없다. 그래서 청와대 주인만 되면 ‘나 홀로 우뚝 고집을 피우는 듯 서 있는’ 북악산을 닮아간다는 것이다. 게다가 산의 오른쪽 면은 사람의 얼굴상이다. 그래서 ‘면악’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 얼굴을 뜯어보면 청와대를 외면한 형상이다.
청와대 주인들의 말로가 한결같이 불행하자 갖가지 비보책이 등장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서향인 청와대 현관을 남향으로 바꿨다. 기가 죽음의 방향인 서쪽으로 빠져나간다는 주장 때문이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1년 집무실과 관저를 따로 분리시켰다. 구 청와대가 너무 좁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불길한 풍수를 근본적으로 바꿔보려는 속셈이 컸다. 하지만 현관의 방향을 바꾼 전두환 전 대통령은 백담사로 유배당했고, 결국 사법처리됐다. 노태우 전 대통령 역시 비슷한 길을 걸었다. 무엇보다 관저와 집무실, 그리고 비서동을 200~600m씩 뚝뚝 떨어뜨려놓은 결과는 끔찍했다. 20여년 뒤 불통의 청와대가 탄생한 것이다.
따지고 보면, 청와대 터는 고려의 3경 중 하나인 남경의 터전이었을 만큼 길지로 꼽힌 곳이다. 그러나 조선 초 지금의 청와대 터는 임금을 향한 공신들의 충성서약식이 벌어졌던 회맹단으로 바뀌었다.
심지어는 공신의 적장자까지 이곳에 모여 대를 이어 충성할 것을 맹세했다. 주인에 따라 터가 길지에서 흉지로 변한 것이 아닐까!
1968년 1월 21일 밤 9시 무렵 청운동 언덕에 살던 어린이는 콩 볶는 듯한 총소리에 놀라 울음을 터뜨렸다. 이튿날부터 헬리콥터가 북악산 상공을 돌며 ‘무장 간첩은 자수하라!’고 외쳤다. 생포된 북한 유격대원 김신조는 이렇게 외쳤다. “청와대를 까러 왔수다.” 이것이 1·21사태다. 이후 청와대 앞길엔 ‘통행불가’ 딱지가 붙었다. 1996년 2월 비로소 풀렸지만, 낮 시간(오전 5시 30분~오후 8시)으로 제한했다. 말이 부분 개방이었지, 그 길을 지나가면 기분을 잡치게 했다. 청와대 주변을 걸을라치면 “어디 가시느냐” “가방 좀 열어보면 안 되겠느냐”면서 불쑥 다가왔다. 행인을 아래위로 훑어보는 것도 영 기분이 나빴다. 외국인 관광객은 무사통과시키면서 내국인만 검문하는 까닭을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돌이켜보면, 불통의 정권일수록 검문검색이 셌다는 것을 경험칙으로 느낄 수 있다.
얼마 전 새 정부가 들어선 후 처음으로 청와대 앞길을 걸었다. 분위기가 확 달라져 있었다. 보안요원들의 얼굴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이젠 검문 안 하냐”고 물었더니 “열린 경호가 아니겠느냐”는 웃음 섞인 대답이 들렸다.
전이나 지금이나 근무하는 사람은 같을 텐데 표정이 그렇게 다를 수가 없다. 막혔던 길을 24시간 활짝 뚫었으니 십년 묵은 체증이 풀리듯 소통하는 사회가 열렸으면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일성으로 ‘광화문 대통령 시대의 개막’을 선언했다. 대통령이 ‘은둔과 비밀의 정원’ 같은 청와대를 나와 광화문 광장, 즉 민심의 바다로 뛰어든다는 것이다. 기대된다.


나경택 칭찬합시다운동본부 총재 cws2344@hanmail.net        나경택 칭찬합시다운동본부 총재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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