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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가람 路에서- 녹취록 공개로 침묵해진 MB, “나 떨고 있나”
2017. 08.14(월) 10:55확대축소
박양수 편집부국장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동안 대한민국은 과연 ‘나라다운 나라’였을까! 한마디로 말하면 ‘참으로 부끄러운 국치(國恥)’였다. 나라가 망하든 말든 무조건 찍어대는 특정지역들의 선거풍토도 문제지만, 사회지도층의 지역감정 유도 또한 고질병이다. 대통령은 무조건 특정지역에서 나와야 한다는 시대에 뒤떨어진 논리로 지역을 편 가르는 구태정치가 결국 곪아 터져 이 나라가 이렇게 되어버린 것이다.
국가정보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 댓글부대 운영 사실을 발표한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평소 사사건건 공식입장을 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나라 지키라는 국정원이 본연의 임무를 넘어선 명백한 선거개입임이 밝혀지면서 당시 원세훈 국정원장 재조사가 불가피 할 것으로 본다. 아울러 모든 과정이 청와대로 보고 됐을 것으로 추정하며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 수사 칼날이 향하는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런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각종 논란과 의혹에 그동안 대응해 온 방식에 비춰보면 지금의 침묵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지난 5월 문 대통령이 4대강 정책감사를 지시하자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정부는 감사와 재판, 평가가 끝난 전전 정부의 정책사업을 또다시 들춰 정치적 시빗거리를 만들지 말라”고 즉각 반박했다. 원세훈 녹취록이 공개됐을 때도 한 측근은 “언론플레이에 유치한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었다. 이를 두고, 국정원의 정치 개입 증거들이 구체적으로 제시되면서 이 전 대통령 측이 대응논리나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또 청와대의 지시나 묵인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가시화하면서 공개 공방으로 사안을 키우기보다 법률 검토 등 신중한 접근이 유리하다고 이 전 대통령이 판단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국가기관을 권력 사유화 도구로 삼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전직 국가 최고지도자로서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즉각 조사를 하라는 여론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 현 대변인은 지난 4일 “이 전 대통령과 원 전 원장 등 직간접적 사건 관계자들은 무슨 일인지 모른다고 발뺌하지 말고 진실을 더 늦기 전에 고백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서는 것을 보면 돌아가는 상황이 어느 정도 읽어진다.
적폐청산을 기치로 출항한 문재인 호(號)에 길목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흔적’들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에 파장이 주목된다. 국정원의 정치개입에서 불거져 나온 원세훈 녹취록, 4대강사업, 자원외교, 제2롯데월드 인허가 의혹 등 검찰 수사가 이미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 그동안 설(設)만 무성했던 이명박 정권의 비리가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지금까지의 조사, 수사 과정을 살펴보면, 이명박 정권 때 국정원은 대선에 개입했고, 박근혜 정권은 이에 대한 규명을 가로 막은 두 정권의 권력형 비리가 이해관계로 물고 물린 셈이다. 다시 말하면, 두 정권이 ‘정권 후 면죄부’와 ‘정권창출 수혜’를 주고받는 두 전직 대통령 간의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 되고도 남는다.
이제 검찰수사가 가시권에 이미 들어섰다. 국정원, 감사원, 검찰이 이명박 전대통령의 봉인된 5년을 들추고 있다.

박양수 기자 cws2344@hanmail.net        박양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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